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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휴게시간과 근로시간 설계

강남구 소비자저널 2024. 9. 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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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구 소비자저널

 

[강남구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휴게제도는 근로자가 계속해서 근로할 경우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쌓이게 되므로 근로자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권태감을 감소시켜 노동력의 재생산과 작업의욕을 확보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휴게시간은 근로시간 중간에 사용자의 지휘와 감독을 받지 않고 근로자가 자유로이 휴식을 가지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1주 간의 근로시간을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근로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와 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보고 있다(법 제50).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되지만, 근로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니라 근로시간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관계가 명확하지만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은 구분이 모호한 면이 있다. 근로시간을 설계함에 있어서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휴게시간을 잘 이용한다면, 법정근로시간내에서도 최적의 근로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이하에서는 적합한 근로시간제도의 설계를 위하여 휴게시간의 개념,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을 구분하는 기준을 이해하고, 휴게시간을 이용한 근로시간제도 사례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휴게시간의 개념과 사용>

근로기준법에서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근기법 제54). 휴게규정을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법 제110). 또한 법정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주40시간, 18시간으로 제한하고, 작업을 위한 대기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법 제50).

 

1. 휴게시간의 자유이용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의미한다. 여기서 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휴게시간은 작업의 시작으로부터 종료 시까지로 제한된 시간 중의 일부이므로, 휴게시간 중이라고 하더라도 다음 작업의 계속을 위하여 사용자의 지휘·감독 등 일정 수준의 제약을 받는 것은 부득이하다. , 근로자에게 그 종사하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자유로운 휴게시간을 부여하면서도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업무와 관련한 긴급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최소한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휴게시간의 이용에 관한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장소를 사업장 안으로 제한하거나 휴게시간에 사업장 밖에 나갈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를 사전에 마련된 객관적 기준에 합치되는 경우에만 허가하는 등의 제한은 휴게시간의 이용 장소와 방법에 관한 합리적인 제한이다.

 

2. 휴게시간의 범위와 부여방법

(1) 원칙: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문헌상 일정 시간 동안 계속적으로 근로하는 근로자에게 사업주가 부여하여야 하는 휴게시간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다. 근무시간과 명백히 구분하여 휴게시간을 분할하여 부여하더라도 작업의 성질, 근로여건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고 휴게제도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한 이를 법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2) 8시간 미만의 근로시간: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 이상 8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다만, 이는 최저기준이므로 더 많은 시간을 주는 것은 문제가 없다.

(3) 분할부여: 휴게시간을 분할해 1시간마다 10, 2시간마다 20 등과 같이 세분화해 부여할 있는지에 대해 근로기준법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으나 피로회복, 작업능률증진, 재해발생예방, 식사 기타 사회적-문화적 욕구의 실현 등이 휴게의 목적인 만큼 지나치게 세분화된 휴게시간은 인정되지 않을 있다.

(4) 8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 하루 8시간을 초과하여 연장 근로를 하는 경우, 연장 근로 4시간에 대하여 30분 이상, 8시간 이상 근로시 1시간 이상의 휴게 시간을 근로기준법 제54조에 의거하여 부여할 법적 의무가 있다.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
1 판단기준

(1)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근로자가 그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아래에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법 제53조제3). 이에 반해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말한다.

(2)  대기시간과 휴게시간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은 모두 출근한 상태에서 근로시간 중간에 부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대기시간은 사용자의 지시가 있으면 바로 작업에 종사해야 하는 시간으로서 그 작업상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져 있다. 반면에 휴게시간은 사용자의 작업상의 지휘감독에서 이탈하여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따라서 양자의 구별은 그 시간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작업의 진행상황에 따라 근로자가 미리 작업개시 전에 휴게시간을 명백히 구분할 수 있는 상황에 있고, 그 시간 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면 휴게시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사용자로부터 언제 업무지시가 있을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대기하는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고 근로시간으로 본다.

 

2. 구분사례

(1) 운수회사의 버스기사
 관광버스 등의 운수회사의 근로자가 출근시간에 출근하여 퇴근시까지 어느 시간에 배차가 될지 불확실하여 사업장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대기는 하고 있으나 사용자로부터 언제 운행 요구가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근로자가 대기 중일 경우에는 그 대기중의 시간은 휴게시간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업무의 성질상 일정시간의 휴게시간을 미리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으나 근무전일 혹은 근무당일에 출근과 동시에 당일의 배차시간이 명백히 정하여져서 배차시간(차량운행시간)과 대기시간의 구분이 명백하고, 근로자가 사전에 대기시간을 알고 있으며, 그 대기시간 중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면 이는 휴게시간이다.

(2) 아파트 야간 경비원

한 아파트의 경비원들은 아침 7시부터 다음날까지 24시간을 근무하고, 다음날은 쉬는 격일제 근무를 왔다. 24시간 휴게시간은 6시간으로 구성됐고 휴게시간은 점심 1시간, 저녁 1시간, 야간휴게시간(자정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4시간으로 구분됐다. 입주민들은 경비원들에게 야간휴게시간에 가수면상태라도 급한 일이 발생하면 즉각 반응 것을 서면으로 지시했다. 경비원들이 야간휴게시간에 근무복을 입고 가수면상태로 휴식을 취하면서 급한 일이 발생하면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상태로 일했다면, 이러한 야간휴게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3) 고시원 총무
  
고시원 총무들에게는 휴게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 시간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았다. 방문자나 새로운 세입자가 찾아오는 것은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고시원을 벗어나지 않고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고시원 주인은 특별한 시간의 제약이 없이 그때 그때 필요한 업무지시를 하였고, 돌발적인 업무지시를 이행하였다. 비록 고시원 총무들이 특별한 업무가 없어 휴식을 취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은 고시원 주인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게시간이 아니므로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에 해당한다.

(4) 우편운송 차량기사
 
우편물운송차량의 운전직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격일제 근무형태로 근무하는 도중에 수시로 수면이나 식사 등의 휴식을 취하여 왔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정한 시각에 출근하여 퇴근할 때까지 항상 사업장 내에서 운전업무 등의 노무제공을 위하여 대기하는 상태에서 그 공백시간에 틈틈이 이루어진 것이지 결코 일정한 수면시간이나 휴식시간이 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사업주의 지휘, 감독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휴게시간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다.

(5) 요양보호사

3교대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의 근로계약서에는 야간 근무시간 4시간의 휴게시간이 명시돼 있고 잠을 있는 야간수면실도 운영했지만 실제로는 요양 대상자가 비상벨을 누르는 경우가 많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대해 법원은 이들의 당해 야간근무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휴게시간과 관련한 근로시간제도 사례>

1. 호텔식당의 휴게시간
 
호텔의 일부 식당에서는 조식과 중식 사이, 중식과 석식 사이 등 고객이 오지 않는 시간대가 있어 일시 사업장의 문을 닫고 영업을 중지하는 시간이 보통 하루에 1인당 23시간 정도며 이 시간 동안 다음 영업의 준비를 위하여 근무하는 사원은 근무로 인정하나 그 외 사원들에게는 외출ㆍ휴게 등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의견: 근로기준법 제54조에서는 휴게시간의 최저기준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최장시간에 대한 규제 규정이 없으므로 법정시간 이상 상당히 긴 시간(24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부여하는 것은 무방하나 휴게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 무제한 인정은 부당하다. 이러한 장시간의 휴식시간을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으로 보기 위해서는 작업의 성질 또는 사업장의 근로조건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필요하고도 타당성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며, 이리한 휴게시간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에 의하여 미리 정하여져 있어 사용자가 임의변경 하거나 연장할 수 없어야 하고 근로자는 근로의 제공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여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2. 호텔 휴게시간
   “
브레이크타임제란 근무시간중 작업량이 현저히 적거나 없는 시간을 이용하여 법이 정한 휴식시간 이상의 장시간을 휴식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호텔업인 경우 보통 14:00~17:00 브레이크타임 적용). 휴게시간의 최저기준만을 명시할 뿐 기타 상한적 규제가 명시된 바 없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브레이크타임제를 실시토록 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보기에는 곤란하다.


3. 중동 건설근로자의 장시간 휴게시간

중동지방에서는 낮에는 기온이 상승하여 야외에서 작업하는 건설공사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할 수 없는 것이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으며, 또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 등에 매일의 작업시간이 06:0010:00까지의 작업, 10:0016:00까지 휴게시간, 16:0020:00까지 작업시간으로 정하여 작업한 경우, 동 휴게시간 중에는 근로자가 근로행위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여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다면 휴게시간이 장시간이라 할지라도 이를 휴게시간으로 인정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i)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ii)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 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iii)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iv)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v)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 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각각의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한다.

▲사진=휴게시간 그림(Chat-GPT  생성그림)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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