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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방법과 사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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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방법과 사례

강남구 소비자저널 2023. 9. 1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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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구 소비자저널

 

 

최근에 우체국 택배와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한 공기업에서 교섭단위분리 신청사건 2건이 있었는데, 한 건은 인정되었고 다른 한 건은 인정받지 못했다. 노동위원회는 택배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있어 현 공사의 노동조합과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해당 공기업의 사무직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신청에 있어서는 기각결정을 하였다. 그 이유는 노동조합법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무직과 다른 직종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만큼의 현저한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에 차이가 없고, 사용자가 개별교섭한 관행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노동위원회는 사무직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에 대한 필요성은 소수노동조합이 대표교섭 노동조합에 가지는 공정대표의무 이행 요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두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고용형태나 근로조건에 있어 명확한 사유가 있기 때문에 교섭단위 분리를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판단되지만, 다양한 사례에서 교섭단위 분리 결정에 있어 그 판단기준이 노동위원회의 재량사항이라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다. 이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결정에 대한 판단기준과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교섭단위 분리의 이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201171일부터 도입되면서 복수노조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단체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되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노사대등의 원리 위에서 적정한 근로조건의 구현이라는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요구되는 불가피한 제도이다. 하나의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을 각각 사용자와 개별적으로 교섭하도록 허용하면 노동조합 사이에 갈등과 사용자의 교섭비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현행법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형태를 같이 하는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는 그 대표교섭 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노조법 제29조의2) 고 규정함으로써 11교섭대표노조 원칙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저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이 있는 경우에는 단위를 분리하여 교섭하는 것이 노동조합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기할 수 있다. 이러한 취지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다(법 제29조의3).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통해 사용자의 관계에서 힘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합원으로 구성된 단결된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교섭단위 분리는 노동조합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고,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인정하고 있다.

 

<교섭단위 분리절차>

 (1) 신청권자: 교섭단위 분리는 노동관계 당사자인 회사와 노동조합이 같이 할 수 있고, 노동조합이나 회사가 일방적 신청도 가능하다(법 제29조의3 2).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조합도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수 있고, 산별노조 산하의 지회나 분회가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수도 있다(법 시행령 제14조의 11 1항 제2).

 (2) 신청시기: 노동조합 또는 사용자는 (i)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기 전과 (ii)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날 이후에 교섭단위 분리의 결정을 신청할 수 있다(위 동법 제1).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을 제외하고 언제든지 교섭단위 분리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3) 신청효과: 노동위원회는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모든 노동조합과 사용자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고, 그 의견의 제출을 요구한다. 그리고 노동위원회는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된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진행이 중단된다(위 동법 제1항 내지 제5).

 (4) 결정효과: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하면,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단체교섭을 요구받은 사용자는 분리된 교섭단위별로 각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개시해야 한다. 다만, 기존의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위 동법 제3). 

 (5) 불복 절차 및 기준: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에 대해 중재재정의 불복절차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법 제29조의 3, 69). 따라서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여부 결정이 위법이나 월권인 경우에 한해 중앙노동위원회에 1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교섭단위 분리 요건>

 교섭 단위의 분리 필요성을 판단할 때, 판례나 노동위원회는 4가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i)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ii)고용형태, (iii)교섭관행을 차례대로 판단한 후, (iv)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 한다. 노동위원회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교섭단위 분리 사이의 이익 형량을 통해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 유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1)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는 근로자의 개인적 속성에 의한 차이가 아니라 객관적인 차이로 단체교섭을 별도로 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 근로조건이어야 한다. 이에 근로자의 개인적 속성 (숙련도, 경력, 학력, 근속년수 등)의 차이는 객관적인 사유에 의한 차이로 보지 않는다.

 (2) 고용형태: 고용형태의 경우 단순히 임시직, 계약직, 시간제 근로자 등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타 직종과 달리 정년 이후 촉탁직 등으로 재고용 하도록 규정된 경우처럼 객관적으로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하여 교섭대표노조를 별도로 선출해 단체교섭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실익이 있어야 한다.

 (3) 교섭관행: 교섭관행은 형식적으로 분리된 단위로 교섭했던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분리해 교섭할 필요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 직종별, 합병, 사업장별 등의 사유로 인해 1사 다수노조 사업장으로 별개의 단체교섭 관행이 있다고 하여 항상 교섭단위 분리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4)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에 대해 노동위원회는 별도의 교섭대표노조를 선출해 각각 독자적인 단체교섭을 해야 할 정도로 노사관계의 본질적인 기초를 달리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노동위원회는 조합원의 분포, 조합원 수, 교섭요구사항, 근로관계의 내용과 성격, 인사노무 관리의 독립성 정도 등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노사관계 실태를 고려하여 판단한다.

 

<교섭단위 분리결정 사례>

1. 위탁 근로자와 직영근로자의 경우

회사의 노동조합은 일반직 노동조합과 위탁 택배배달원 노동조합으로 구성하고 있다. 회사의 일반직 노동조합은 교섭대표 노조를 중심으로 단체교섭을 실시하고 있다. 신생 택배노조는 회사의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자격의 택배 배달원이므로 근로조건과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하였다.  

노동위원회는 일반직원과 위탁 택배원의 근로조건, 고용형태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근로조건의 통일성을 기하기 어려우므로 노사 간 효율적인 교섭을 위하여 택배 직종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2. 무기계약직(상용직)과 정규직의 경우

상용직 근로자 59명은 사무보조나 주차, 운전, 시설, 상담 업무를 담당하였고, 공사의 정규직 근로자 137명은 일반직이나 기술직, 기능직으로 구성돼 있다. 공사는 정규직 근로자 구성된 노동조합을 교섭대표 노조로 인정하여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정규직 노동조합은 상용직의 노동조합 가입을 배제하고 있다.

대법원은 임금수준의 차이, 상용직에 대해 별도의 관리규정이 적용되고, 고용형태도 상용직과 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있다. 교섭관행도 정규직의 단체협약은 상용직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은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노-노간의 갈등을 유발하여 안정적 노사관계에 부정적이라고 판단하여 교섭분리를 인정하였다. 

 

<교섭단위 분리신청 기각 사례>

1. 사업장 내의 관리직과 현장직 근로자

우체국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에 사무직노조가 최근에 설립되었다. 기존에 현장을 중심으로 노동조합 3(조합원 1300여명)가 구성되어 교섭대표 노조를 통해 교섭해오고 있다. 사무직 노조는 일반 사무직 110명으로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고, 현장직 직원과 사무직 직원은 근로조건이 현격히 차이가 난 다는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하였다.

노동위원회는 사무직과 그 외 직종 사이에 교섭단위를 분리할 만큼의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노동위원회는 사무직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공정대표의무 이행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등을 고려하면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과 이를 통한 노사관계의 안정이라는 교섭창구 단일화의 취지에 따라 교섭단위 분리청구를 기각하였다.

2. 식당업무 담당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식당업무 담당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사이에서 새로이 신설된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근로자가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해 노동위원회는 현격한 근로조건 적용에 있어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호봉제, 기간제근로자는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근로조건에는 차이가 없다. 고용형태는 식당에서 필요한 자격을 갖춘 영양사나 요리사의 경우 정규직으로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이전 교섭에서도 분리교섭한 사례가 없었다. 따라서 분리교섭을 할 경우에 통일적인 근로조건 형성이나 노사관계 안정을 기대할 수 없어 분리교섭보다는 교섭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교섭창구는 단일화가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분리하는 만큼 노동위원회는 명확한 잣대를 일관성 있게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예외 사항은 노동조합 간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에 있어 교섭창구 단일화가 오히려 노동조합에 불리한 경우에 해당된다. 사실상 단체교섭에서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수가 많아야 교섭력을 확보하고, 유리한 단체교섭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따라서 노동위원회는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할 때에는 객관적 사실을 충분히 검토하고, 분리요건에 해당될 때에만 예외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사진=(인테넷)중기이코노미, 2015. 9. 22.자 (이미지 소개) 2023. 9 .9.구글 검색 : 단체협약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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