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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직장내 괴롭힘 원인제거를 통한 해결 사례 본문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기존까지는 직장내 고충처리로 해결하였는데, 이를 통하여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 근로자는 참고 생활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구제절차가 2021년 4월에 법제화되고, 사업주가 필요한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사업주를 처벌하는 강행규정이 된 이후에는 사업주의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2022년 6월 29일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 4명 중 1명이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고, 그 중 31%가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했고, 7.3%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장기간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 정신적 고통이 우울증과 적응장애로 이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 소개하는 괴롭힘은 연장근로를 기피하는 동료에 대한 집단 따돌림에 대한 사례이다. 생산현장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직원이 업무상 발생한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연장근로를 기피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본 노무사가 해당 피해 근로자와의 면담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공해 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업무상 부상과 직장내 괴롭힘>
홍길동(이하 ‘길동’)은 대형 제조업체에서 생산직으로 3교대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2019년 6월 2일, 새벽 2시경 작업실에서 근무하던 중 노후화된 의자에 앉다가 이 의자가 뒤로 밀리면서 넘어졌고, 허리가 의자 손잡이에 세게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길동은 허리의 고통이 심했지만 큰 사고가 아니고 부딪혀서 생긴 타박성에 의한 고통으로 생각하고 아침 교대근무시간까지 참았다. 퇴근버스를 겨우 타고 퇴근하였지만, 허리의 통증이 심하여, 병원 응급실에 찾아가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였다. 담당 정형외과 의사는 허리부근의 1, 2, 3, 4 번 횡돌기뼈가 골절되었다는 진단을 내렸다. 당시 회사 내의 부서간 인사발령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라서 며칠 간 치료 후 근무에 복귀하였다. 당시 허리에 통증은 있었지만, 진통제와 복대 착용으로 통증을 이겨내면서 어렵게 근무하였다. 이후에도 길동은 골절된 부분에서 통증이 있었지만 계속된 치료와 근무를 병행하였다. 길동은 2021년 4월 12일 목부위와 어깨부분까지 통증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여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목디스크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았다.
집단 따돌림의 시작은 길동이 2021년 7월 26일 교대제에 편성된 직원 한 명이 개인사정으로 장기간 결근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결근한 직원을 대신하여 같은 근무조의 근로자들이 연장근로를 통해 공백을 메꾸어 주어야 했다. 이때 길동은 인사팀장과의 면담을 통해서 본인은 허리수술을 예정하고 있어 연장근로를 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8월 3일 교대제 근무 인수인계 상황판에 “홍길동을 다른 조로 이동시켜라”라는 기록을 확인하였다. 지금까지 근무 인수인계 상황판에 개인이름을 적시한 것은 한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길동은 상당한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다. 길동은 27년간 현장직에서 근무하면서 이렇게 특정 개인신상을 공개된 장소에 기록하여 다른 조로 보내라고 한 사실은 처음이라 충격을 받았다.
2021년 9월 7일 길동은 목디스크가 악화되어 목과 어깨 경련이 일어나서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했고, 10일간의 치료를 한 후 업무에 복귀 하였다. 업무에 복귀하자 교대제 근무조 동료들은 “왜 쟤는 연장근로를 하지 않는 거야?” 하면서 집단 따돌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길동은 허리에 통증이 있고, 근무도 힘든 상황에서 동료 직원들과 부딪히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동료들과 거리를 두면서 지내게 되었다.
2021년 11월 15일 오후 6시경, 잠깐 휴식시간에 길동은 뒤에서 험담하는 동료 3명에게 “제 뒤에서 욕하고 다지니 마세요” 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동료 A는 길동에게 갑작스럽게 욕설과 함께 폭언을 하였다. “임마 새끼야, 너만 힘든 지 아냐? 나도 많이 아프다.” “너만 OT 안 하냐? 임마, OT한 선배들에게 사과부터 해라.” “야, 너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사람들이 다 알아?”라고 고함치면서 수차례 욕설을 하였다. 이에 길동은 동료 A에게 몸 아파서 OT에 못 들어 갔고, 병가도 냈다고 설명하였지만, 동료A는 동료들 여러 명이 있는 데서 계속해서 모욕적인 폭언을 했다. 이에 길동도 대응하면서 “형이나 똑바로 살아라.”라고 항의하였다. 이 상황에서 길동의 조장인 A매니저가 길동에게 사과하는 말로 위로해서, 길동도 자신을 비방했던 조원3명에게 그 자리에서 사과하였다. 그러나 길동의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가해자들은 괴롭힘 행위가 합리화된 것처럼 기세 등등한 태도를 보였고, 그날 이후 그들은 지속적으로 길동에게 집단 따돌림과 비난을 계속하였다.
2021년 11월 19일 길동은 근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 조퇴를 하고, 심리상담을 받았다. 심리상담사의 권유로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고 약처방을 받았다. 길동은 허리의 고통과 정신적 고통으로 2021년 12월 14일부터 2주간 개인 연차를 이용하여 병가를 사용하였다. 12월 29일, 길동은 직장인으로서의 책임과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마음을 굳게 먹고 업무에 복귀하였다. 진통제와 정신과 약을 복용하면서 겨우 겨우 힘들게 근무하는 중에도 동료들의 집단적 따돌림은 계속되었다. “쟤는 OT를 하지 않는다”. “쟤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소문으로 길동은 더욱더 직장내에서 근무하기가 힘들어지게 되었다.
<산재신청을 통한 괴롭힘 해결>
022년 1월부터, 길동은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힘들면서도 계속 근무하고 있었는데, 동료B는 교대근무시작 전 미팅에서 지속적으로 길동 앞에서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길동은 동료B의 콧노래 소리가 자신을 무시하고 놀리는 행위 같아 귀에 거슬렸다. 동료B는 근무교대 시마다 지속적으로 몇 달 동안 길동의 귀에 거슬리는 콧노래를 지속하였다. 2022년 5월 5일 오전 6시 45분 근무교대 시도 동료B가 의도적으로 콧노래를 지속적으로 하였고, 길동은 동료B가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 본인 앞에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참기 어려웠다. 이에 “내 앞에서 날 놀리면서 노래하지 마” 하고 외치자, 동료B는 “이젠 환청까지 들리냐?”면서 길동을 미친놈 취급하였다.
길동은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 심리 상담 치료, 병가 등의 치료를 받고 있는 것도 억울한데, 그런 자신을 보고 “환청이 들리냐?” 는 소리로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을 정신병 환자로 취급한다고 생각하였다. 길동은 이유 없이 괴롭힘 당하고 있는 것이 너무 억울하여 동료 B를 발로 차면서 서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였다. 길동과 동료B는 서로 간에 엉켜 싸웠고, 동료들이 말려서 곧 진정이 되었다. 회사는 직원 간 싸움에 대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여기서 길동은 회사측에 그동안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에 대해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본 노무사에게도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였다.
2022년 5월 13일 길동은 고용노동부에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려는 목적으로 본 노무사에게 연락을 해왔다. 노무사는 이번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길동이가 동료 직원들에게 연장근무(OT)를 하지 않는 이유가 꾀병이 아니라 업무상 발생한 사고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만 된다고 생각했다. 노무사는 길동의 허리통증을 산재로 인정받으면, 회사와 동료 근로자들에게도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통증과 어려움을 충분히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자신을 변호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 직장내 괴롭힘을 이유로 진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3항의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직장내 괴롭힘의 구제절차에 대해 회사가 공정하게 조사하는 것에 신뢰성이 없을 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시점은 길동의 산재사고가 2019년 6월 2일에 발생하였기 때문에 산재신청의 소멸시효 만료가 20일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길동의 허리부상이 업무상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더 이상 산재로 인정받을 길이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산재신청에 들어갔다.
2022년 5월 19일 본 노무사는 길동의 허리부상이 업무상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내용의 요양신청서와 재해발생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당시 재해 당일 발생한 내용과 응급실에서의 조치 내용 등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이를 입증하는 의무기록, 병가신청 내역, 그리고 사고와 관련한 당시 목격자의 진술서를 첨부하였다. 관할 근로복지공단은 제출한 관련 자료와 함께 회사측에 확인절차를 거쳐 길동의 허리부상은 업무상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그로부터 3개월 후인 2022년 9월 말 길동의 허리부상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하였다.
<회사의 적절한 조치와 시사점>
회사는 2022년 5월 5일에 발생한 길동과 직장동료B와 육체적 폭력사태에 대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싸움으로 인정하였고, 당사자들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 서면경고로 사건을 마무리하였다. 길동은 2022년 10월 1일에 3년 전에 발생한 허리부상을 산재로 인정받은 근로복지공단의 확인공문과 동료A와 동료B로부터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사팀에 서면신고 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공식으로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회사는 자체적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본 사안에 대해 직장내 괴롭힘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동료A와 동료B에 대해 감봉의 징계처분을 하면서 훈계하였다. 또한 현재 길동의 교대제 근무가 허리부상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여 길동의 의견을 받아들여 육체적으로 무리가 없는 작업조인 품질관리부서 근무조로 재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
현행법상 직장내 괴롭힘의 문제는 회사 내에서 사내절차를 통해 자율해결을 원칙으로 한다. 근로기준법 제93조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 필수기재 사항으로 명시하여 자율적으로 규율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시 사업주의 의무조치를 명시하고 있고, 사업주가 이러한 의무적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현행법은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신고해서 처리해야 하지만, 사용자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피해자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다.
사용자는 직장내 안전한 사업장을 제공해줘야 하는 의무 뿐만 아니라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예방과 사후조치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1] 따라서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통한 직장내 괴롭힘 예방과 사후조치 시스템의 도입, 괴롭힘 예방 교육 실시, 괴롭힘에 대한 고충처리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서 직장내 괴롭힘 발생을 예방하는 활동을 주기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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