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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퇴직 직원의 업무 자료 삭제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과 법적 절차 방법

강남구 소비자저널 2023. 5. 1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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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구 소비자저널

 

 

이 사건 근로자는 파견회사인 A 회사에 채용되어 파견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1 20일자로 사용업체인 B 회사에 사장실 비서로서 업무를 개시하였다. 근로자는 한 달 남짓 근로를 제공해 오던 중 상사로부터 질책을 듣고 난 직후인 2021 2 21일경 스스로 퇴직의사를 밝히고 다음 날인 2 22일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후임자가 2 22일 오후부터 출근하여 업무를 개시하려던 차에 과거 4년간 전임 비서들이 관리하였던 업무상 전자 데이터 및 파일들이 컴퓨터에서 모두 삭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근로자가 퇴사하면서 회사의 귀중한 업무와 관련된 컴퓨터파일을 삭제한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지?

 

<형사상 책임>

1. 재물손괴의 성립 (형법 제366):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업무방해죄의 성립 (형법 제314) 313(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재물손괴죄와 업무방해죄는 각각 성립되는 형법상 범죄행위에 해당합니다. 근로자가 지난4년간의 업무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하였던 증거가 확실한 경우에는 상기 두 죄목에 모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사용업체 B 회사의 사업상 활용가치가 있는 자산을 손괴한 것이므로 제366조의 재물손괴죄 성립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314조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재물손괴의 결과로서 사용회사의 사업 또는 업무에 장애를 발생케 하였을 때 비로서 성립될 수 있습니다.

삭제한 자료의 중요성이라는 질적인 측면과 얼마나 많은 자료를 삭제한 것인가 하는 양적 측면, 근로자 반성의 정도를 모두 고려하여 법원에서 양형하겠지만, 대게는 이런 경우 두 가지 죄를 각각 성립한 것으로 보아 중형을 선고하기 보다는 둘 중 더 형량이 높은 죄목 하나를 선택하여 형량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당해 법인은 사용업체인 B 회사의 피해상황과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없어 구체적인 답변은 할 수 없을 것이나, 유사한 사건의 경우 피고인에게 100만원 가량의 벌금형을 선고하였던 사례를 접한 바도 있습니다.

한편, 유의해야 할 점은 무혐의로 인정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예컨대, 근로자가 삭제한 자료가 원본 또는 하드카피로 우선 보존이 되고 있으며, 전자기록은 보조적이고 부수적인 보관 수단일 뿐, 재산적 가치가 희박하다고 여겨지는 컴퓨터 기록을 삭제하였을 경우 업무방해죄나 재물손괴죄의 책임을 불인정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민사상 책임>

1. 불법행위 책임에 대한 손해배상 (민법 제750):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390):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당해 사안의 경우 형사 책임과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삭제한 자료의 재산적 가치에 상당한 금액을 금전적으로 배상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민사상 책임은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동시에 채무불이행 책임, 즉 고용관계 하에 있는 피고용인이 고용인의 사업상 전자기록을 선량하게 보관 또는 보존하였다가 인계할 채무를 져버린 것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할 것입니다.

다만, 이는 손괴된 자료의 재산적 가치를 측정하고, 손해 금액을 얼마로 산정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입증할 책임이 원고 회사 측에 있다 할 것이므로 만일 손괴로 인한 재산적 피해 상황을 원고 회사가 입증하지 못 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법적 절차> 

 

1. 형사 고소 절차: 일반적으로 사건 발생지 또는 피고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합니다. 고소 할 때는 형법상 성립 가능한 죄목을 모두 주장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당초 고소장을 접수할 때 수사기관이 놓치지 않고 모두 검토해 볼 수 있도록 재물손괴죄는 물론 업무방해죄도 함께 명시하여야 합니다. 어차피 기소할 죄목은 수사기관이 조사를 마치고 난 후 판단하여 입건할 사항이므로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세부적인 판단을 미리 할 필요 없습니다.

더욱이, 경찰서는 수사기관이다 보니 양측의 진술과 제출 자료는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열람하여 볼 수가 없습니다. , 상대방이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떤 진술을 하였는지에 관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2.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절차: 사건 발생지 또는 피고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 이 역시 불법행위 및 채무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제기하여 손해배상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소송이 유리한 점은 상대방이 어떤 진술을 하건, 어떤 자료를 제출하던 모든 진술과 자료를 직접 보고, 듣고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법정에서 허위의 진술을 하는 경우에 대해 일일이 반박할 수 있는 정당한 절차적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 금액을 얼마나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에 대해 입증책임이 모두 원고측에 있으므로 삭제한 자료의 재산적 가치를 얼마로 환원할 것인지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경찰서에 형사고소장을 접수하거나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동시에 진행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요즘에는 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지양하는 추세입니다. 수사기관에서는 고소인이 민사소송에 이용할 목적으로 수사를 의뢰하였다고 취지를 오해하면서 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형사든 민사든 두 가지 방법 중 한가지를 먼저 처리하고 난 후 결과에 따라 다른 한가지 방법을 마저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보통은 형사고소부터 진행하고, 수사기관에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민사소송을 진행하게 됩니다. 반대의 순서로 진행해도 문제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은 삭제된 자료의 재산적 가치를 산정하여 손해액을 산출하는 일이 어려워서 민사소송의 실익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염려하신다면, 차라리 형사고소부터 진행하여 적은 금액의 벌금형이라도 받게 하여 기업 내부 질서를 바로 세우고 기강을 살리는 실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법적 대응이 될 것으로 사료되는 바입니다.

▲사진=(인터넷) 월간 노동법률, “인수인계 없이 업무자료 삭제한 퇴직자 징역형 확정”, 2022.2.10.자  -  2023. 5. 13.  구글 검색 : 업무자료 삭제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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