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2조5천억 한국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역대 최대 이자만 638억원

 

[전주시 소비자저널=최훈 기자] “정부의 곳간 사정이 좋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 근본 대책으로 세원확대에 나서야”

정부가 올해 1분기에만 한국은행에서 32조5천억원을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일시 대출 규모로, 1분기 기준으로 지급해야 할 이자는 약 640억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 3월에만 일시 대출액이 35조2천억원으로, 14년을 통틀어 월별 역대 최대 대출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정부가 역대급 세수펑크를 기록하며, 한국은행으로부터 총 117조6천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다. 이후 한국은행은 물가 등 부작용을 우려해 대출 조건을 강화했는데도 정부의 대출 잔액은 더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정부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14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총 32조5천억원으로 집계됐으며, 2011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1분기 대출 잔액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잔액인 31조원보다 1조5천억원 많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 지출 규모가 커졌던 2020년 1분기 잔액인 14조9천130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1∼3월 누적 대출액은 45조1천억원으로, 결국 정부는 1분기에 총 45조1천억원을 빌렸다가 12조6천억원(누적 대출 45조1천억원-대출 잔액 32조5천억원)만 갚은 상태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신용한도 대출인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이른바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할수록,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양경숙 의원은 "정부의 곳간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급할 때 예외적으로 사용해야 할 한국은행 대출금을 정부가 자주, 많이 끌어다 쓰고 있다"며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세원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