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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당사자간의 합의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경우, 법의 적용방법은?

강남구 소비자저널 2023. 10. 16.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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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구 소비자저널

 

[강남구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법원은 노사간 합의에 의한 신의칙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은 최저기준이므로 강행규정이 신의측 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회사의 재정상 어려움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인정하고 있다.

관련하여 그 기준을 제시한 판례는 다음과 같다.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외부의 여러 경제적·사회적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259513 판결).

  고정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합의체 판결(2013) 이후 관련 유사한 소송에서, 법원은 고정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약정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강행규정을 원칙적으로 적용하면서, 예외적으로 신의측 기준을 인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강행규정 인정하고, 신의칙 불인정 사례>

 

(1)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7259513 판결 (금호타이어)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피고 소속 근로자의 통상임금이 약정 통상임금보다 상당히 증가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 총액도 상당히 증가하여 당초 예측하지 않았던 새로운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인정된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2조 원을 훨씬 초과하는 연 매출액 및 매출총이익, 당기순이익, 부채총계, 자본총계의 규모와 추이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정이 추가 법정수당의 지급으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볼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없다.

 

(2)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167975 판결 (현대중공업)

이러한 경영상태의 악화는 피고가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내외 경제상황의 변동에 따른 위험과 불이익은 피고와 같이 오랫동안 대규모 사업을 영위해 온 기업이 예견할 수 있거나 부담해야 할 범위에 있고, 피고의 기업 규모 등에 비추어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일시적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다.

피고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경영 지표는 2013년경까지 전반적으로 양호하였다. 같은 기간 피고의 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률은 2007년 이후 피고의 주된 제조분야인 선박 가격의 지속적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피고의 경영 상태가 열악한 수준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3)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37167, 37174 판결 (한진중공업)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킴으로써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한다고 하여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그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미지급 법정수당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의 제소로 인하여 피고가 부담할 추가 법정수당은 5 상당으로 보인다. 피고의 매출액이 매년 등락 없이 5 내지 6 상당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한편,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는 피고의 매출액의 0.1% 불과하다. 또한 이는 피고가 매년 지출하는 인건비 1,500 원의 0.3% 정도이다. 피고가 매년 보유하는 현금성자산도 피고가 부담할 추가 법정수당의 160배에 이른다. 피고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이 원활하여 피고가 추가 법정수당을 변제할 재원을 마련하는 현저한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행규정 인정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신의칙 인정한 사례>

 

(1)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571917 판결 (한국지엠)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월 통상임금의 연 700%에 해당하고,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초과근로까지 감안한다면 피고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법정수당은 임금협상 당시 노사가 협상의 자료로 삼은 법정수당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한다. 피고의 당기순이익 누계액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가 -6,000여 억 원, 2008년부터 2014년까지가 -8,000여 억 원에 이른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피고의 부채비율은 동종업체에 비해 상당히 높고, 유동비율은 동종업체에 미치지 못하며, 차입금 규모도 2014년 연말 기준 2조 원을 초과하고 있다. 매년 지출하는 경상연구개발비가 평균 6,000여 억 원에 이르러 2014년 연말 기준 보유현금을 이 사건 추가 법정수당 지급에 사용할 경우 부채변제나 연구개발이 중단되거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위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미지급 법정수당의 추가 지급을 구하는 것은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피고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2)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7170 판결 (쌍용자동차)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피고가 기능직 사원에게 지급해야 할 추가 부담액 추정치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200여 억 원 남짓한 액수가 된다. 피고는 2008년 이후 2015년까지 계속 큰 폭의 적자를 내었고, 2009년경에는 피고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기도 하였다. 피고 노사는 2009년부터 피고 근로자들의 기본급 동결, 상여금 일부 반납, 복지성 급여 부지급에 합의하는 등 이 사건 청구기간 당시 각종 비용을 절감하여 피고의 위기를 극복하려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게 상여금 관련 법정수당과 퇴직금 지급을 명할 경우 원고들은 당초 합의한 임금수준을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얻는 반면 피고는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지출을 하게 됨으로써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들의 위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된다.

 

▲사진= (인터넷) 법률신문 “[판결] ‘근속수당 통상임금에서 제외’ 합의 후 추가 요구해도 신의칙 위반 아냐” 2019. 7. 17. 구글 검색 2023. 10. 15. ‘신의칙’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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